난 왜 아직도 직장인인가...?

김포프 2013-05-16

사실 난 게임개발을 직장인으로 먼저 시작한 놈이 아니다. 물론 내가 시작할때는 누군가를 채용할수 있는 게임제작회사란 존재자체가 거의 없었기에 창업을 꿈꾸는게 당연했다. 그리고 내 성향상 내 스스로 이루는걸 되게 좋아하는 성격이라… 자기 팀/회사를 성공적으로 키워나가는거에 꽤나 만족을 느끼는 스타일이다…

뭐 근데 그일은 어찌저찌 안되었고…. 잠시 법대로 외도한 뒤 캐나다 이민오면서 다시 게임쪽으로 돌아가기로 맘먹은건데… 그때는 일단 정착도 해야하고 해서 당연히 직장에 들어가겠단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난 대체 무슨 목표를 가지고 직장인을 시작한건가… 물론 난 이 일이 재밌어서 한다… 하지만 자신만의 것을 이르켜 세우는 것보단 직장인이 재미없는건 사실.. 따라서 직장인이 되는걸 합리화할만한 개인적인 목표가 필요했던 거 같다….

지금 생각해보니 내겐 크게 2가지 목표가 있었던 듯…..

1) 뛰어난 게임개발자로 인정받자 = 연봉 여섯자리 이상

난 남에게 인정받는걸 되게 좋아한다. 하지만 나 스스로를 판단하는 기준이 좀 엄격한 편이여서 '나 정말 실력 좋다.' 나서서 말하지 못한 채 몇년을 허비(?)했다. 그러는 동안 수많은 개발자들을 만나보고 일해보면서 나를 다른사람에게 비교한 뒤에야… '아~ 내 실력이 꽤 좋은 거구나..'라고 알게 되었다. (솔직히 좀 씁쓸했다) 아직도 내 스스로 날 판단할테는 '그냥 프로그래밍 하는 놈이지.'라고 생각한다. 남하고 비교할 때만 자뻑이 되는거지… -_-… 그래도 웃긴 건(아니면 다행인건?)…… 입바른 말 잘하기로 유명한 동료들이 그걸 인정한다는 것.. (물론 내 자랑..)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판단일거다.. 난 사실 객관적인 지표로 실력을 인정받고 싶었다. 그게 바로 연봉. 난 자본주의 시장에선 몸값 = 실력이라 생각한다. 실력이 좋으면 당연히 돈도 많이 받아야하고, 실력이 안좋으면 당연히 적게 받는다 생각… 물론 이상한 짓해서 몸값만 올리는 애들도 몇 봤지만 결국 걔네들은 몇년지나면 밑천 보여서 아무데도 못가더라…

내가 '이정도면 충분히 인정받은 걸거야'라고 목표로 정했던 연봉이 여섯자리 숫자, 즉 $100,000 이상이었는데…. 이 목표는 사실 이미 몇 년전에 성취했다…… 고로 지금은 그냥 허무하고 밋밋한 느낌….

2) 언젠가 큰일을 벌일 동료들은 만나자

두 번째는 언젠가 기회가 되면 의기투합해서 큰일을 벌일 동료들을 만나는 것이었다. 주변을 둘러보면 최소한 한손에 꼽을만한 사람들은 이제 있는거 같다. 내가 사실 실력 좋다고 인정하는 프로그래머들이 매우 적은데.. 이 친구중에 몇명은 정말 내가 인정하는 사람들.. 그리고 삶을 바라보는 자세도 나와 비슷해서… 뭔가 같이 하면 매우 재밌을거 같다.

그리고 이건 지난 몇년간 계속 하고 있는 생각…

그럼 왜 나는 아직도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걸까…? 아쉬운 게 하나 있다면 정식으로 리드명함 달고 팀을 리드 못해본 것이다. 명함없이 리드는 해봤다. 리드 밑의 위치였는데.. 사실 사람들이 날 리드로 따른 경우… 그 뒤에 그 동료들이 날 리드로 원해서 거의 될 뻔하다가 팀이 접히면서 다들 퇴사한 케이스… 리드는 정말 잘할 자신 있는데 그 뒤로 회사를 한 두번 옮겨다니면서 전혀 stranger들과 일하게 되니 아직도 리드를 하고 싶은지는 모르겠다. 난 내가 아끼는 팀원들을 이 끌때 보람을 느끼지… 빈 껍데기뿐인 리드 타이틀은 달고 싶지 않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