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ipe랑 KRW 로컬 결제, 그리고 DCC의 끝없는 싸움

김포프 2025-11-02

해외 결제할 때마다 원화로 할래, 달러로 할래 물어보는 그거. 그게 DCC다. Dynamic Currency Conversion. 뭔가 편리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거의 다 손해다. 카드사가 환전해줄 때보다 비싼 자체 환율에 마크업까지 얹어서 계산해버리니까.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그냥 현지 통화(USD, EUR 등)로 결제하는 게 훨씬 낫다. 해외 사이트에서 원화 결제하면 괜히 더 낸다 생각하면 된다.

Stripe는 예전에 한국 시장 들어온다고 사람도 뽑고 했었는데 결국 조용히 철수했다. 한국 규제가 워낙 복잡하고 PG 시장도 이미 꽉 차 있어서 그런가, 예상보다 훨씬 오래 걸렸다. 그래도 2024년 하반기쯤부터 Stripe 문서에 한국 로컬 결제 관련 내용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제는 한국 카드 결제랑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삼성페이, 페이코 같은 간편결제까지 Checkout이나 Elements에서 지원한다고 나온다. 오, 이제 슬슬 되는 건가 싶지만 막상 써보면 "그게 말처럼 쉽진 않다" 쪽이다. Stripe 계정이 한국 법인으로 돼 있거나 미국 실체를 갖고 있어야 활성화되는 옵션들이 많다. 결국 Stripe는 열렸지만, 진짜로 열렸다고 보긴 아직 애매하다.

POCU 아카데미 입장에서는 좀 웃픈 상황이다. 지금 강의 판매 구조가 두 개로 돼 있는데, 정규학기(풀코스)는 자체 사이트(캐나다 법인)에서 판매하고, 동영상 강의는 Teachable 플랫폼(미국 회사)에 위탁판매한다. 둘 다 결제 라인은 Stripe 기반이다. 근데 이 둘 다 아직 DCC가 붙는다. 처음엔 Stripe가 한국 결제 지원한다고 해서 혹시 이젠 DCC 안 붙나 기대했는데, 실제 결제해보면 여전히 붙는다. POCU 아카데미야 캐나다 법인이라 그러더라도 미국 회사인 Teachable은 의외였다. 그래서 영수증을 자세히 까보니 Teachable의 Stripe 계정이 네덜란드 법인으로 돼 있다. 결국 EU 기반 계정이라 미국 Stripe의 한국 로컬 결제 인프라를 사용하지 못하는 구조다. Teachable의 모회사가 네덜란드 회사라고 했던가? 그러면 EU쪽을 통해 결제를 처리하는 게 좀 더 많은 EU 나라들을 쉽게 지원할 수 있어서 편할려나?

Stripe는 보통 새로운 기능을 미국 → 유럽 → 캐나다 순으로 지원하는 거 같다. 따라서 Teachable이 그 다음으로 DCC 면제 혜택을, 그리고 그 후에 POCU 아카데미가 그 혜택을 받지 않을까?

지금 유럽이나 캐나다 법인이 지원 안 되는 이유는 각 나라에서 은행과 카드 네트워크가 서로 연결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국 고객이 원화로 결제하면 Stripe는 한국 내 인수은행(acquiring bank)을 통해 그 결제를 수락하고, 나중에 판매자의 정산 통화(예: 캐나다 달러)로 환전해서 지급해야 한다. 이때 결제를 뒷받침하는 은행과 정산을 담당하는 은행이 서로 다른 나라에 있을 수 있는데, 이런 경우 각 국가의 외환 규제나 자금세탁 방지 규정 때문에 Stripe가 직접 환전을 처리할 수 없고 현지 파트너 은행을 거쳐야 한다. 그래서 Stripe가 한국 로컬 결제를 완전히 열려면 단순히 시스템만 구축하는 게 아니라, 한국 내 은행과 카드사, 그리고 해외 정산망까지 모두 연결해야 한다. 특히 한국처럼 원화가 완전 자유통화가 아닌 나라에선 이런 절차가 훨씬 복잡하다. 결국 Stripe 입장에서도 "결제는 현지 통화로, 정산은 판매자 통화로"를 완벽히 구현하려면 두 나라 금융 인프라가 함께 움직여야 하는 셈이다.

우리는 예전부터 DCC 문제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그에 맞춰서 KRW 가격 자체를 USD나 CAD에 비해 낮게 책정해놨다. 그래도 화면에 보이는 것과 실제 결제되는 금액이 다른 건 좀 찜찜하긴 하다. 게다가 DCC 붙는 게 카드사마다 다르다. 어떤 카드는 DCC 붙고 어떤 카드는 안 붙고. 이게 또 카드사 정책에 따라 달라지니, 고객 입장에선 더 헷갈릴 수밖에 없다.

결국 지금은 그냥 기다리는 게임이다. 여태까지 기다렸으니 못 기다릴 것도 없지.

근데 또 이런 아이러니도 있다. 네이버페이 같은 곳에서 해외 결제 포인트백 이벤트가 있을 때 DCC 손해보다 포인트백이 더 커서 결과적으로 이득 본 사람들도 있다. 손해를 본 게 아니라 오히려 남는 장사가 된 거다. 물론 이건 구조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그냥 이벤트 타이밍이 맞은 케이스긴 하지만. 그래도 재밌는 건, 한국 사람들은 이런 걸 또 잘 찾아낸다.

요약하자면, Stripe는 이제 한국 로컬 결제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문서상으론 준비가 다 됐다. 하지만 그게 실제로 체감되려면 Stripe가 한국 은행들과의 정산 인프라를 완전히 구축해야 한다. 현지 결제를 백업할 은행이 없으면 KRW 결제 → 해외 정산 통화로의 흐름이 완전히 자동화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Stripe가 한국 내 결제 파트너를 더 확보하고 각 국가 간 송금 구조를 단일화하면, 그때 비로소 DCC 없는 완전한 현지 결제가 가능해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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