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개발자 북미취업 가이드 4편: 실전 가이드

김포프 2010-08-11
안녕하세요. 포프입니다. 여태까지 이런저런 잡소리를 많이 늘어놓은 거 같은데 이번편에서는 북미취업을 하려면 좀 더 구체적으로 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원래는 이번 주에 게임 프로그래머용 실전가이드를 쓰고 다음주에 아티스트/기획자용 실전가이드를 쓰려고 했는데 사실 중복되는 내용이 거의 대부분이라 이번주에 그냥 다 쓰기로 했습니다. -_-;

당장 준비할 일
다음은 지금부터 준비하실 수 있는 일들을 그냥 생각나는대로 적어본 것입니다.

한국에서 경력을 쌓자. 
제가 정말 추천하는 방법은 한국에서 몇 년 경력을 쌓으신 뒤에 북미쪽을 노리시는 겁니다. 아무래도 실무경험이 있으면 그만큼 면접을 받을 기회도 높고(3편: 취업을 위한 필수/선택요건 - 면접절차에서 인사부 직원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말씀드렸죠?), 그러면 취업할 확률도 높습니다. 

경력이 없다면(혹은 그리 많지 않다면) 포트폴리오 웹사이트를 만들자.
경력이 없으신데 자기 실력에 너무나 자신 있으신 분들은 포트폴리오 웹사이트를 만드셔서 자신의 실력을 뽑내도록 하세요. 웹사이트에는 자신이 참가했었던 (개인/그룹/취미) 프로젝트들을 소개하고, 코드 샘플 등을 올려 놓습니다. 

다음은 제가 대학에서 가르쳤던 한 학생의 포트폴리오 웹사이트입니다. 이런식으로 만드시면 됩니다. 참고로 이 친구, 졸업한 뒤에 Ubisoft에 취직했습니다. 제가 가르쳤던 쉐이더 과목을 비디오로 찍어놓은 것이 꽤 도움이 된듯 합니다. ^^

일단 경력이 어느 정도 쌓이면 프로그래머들은 포트폴리오 웹사이트가 별 필요가 없습니다. 어차피 저희는 기술면접을 봐야하기 때문이죠. 저도 처음 취직할 때는 포트폴리오 웹사이트가 있었는데 지금은 이미 다 지웠습니다. (이젠 경력만으로도 면접 받을 정도는 됩니다. ^^)

아티스트나 기획자라면 경력이 있어도 포트폴리오는 필수다.
아티스트나 기획자분들은 경력이 있으셔도 포트폴리오 웹사이트를 유지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래도 프로그래머들처럼 기술면접을 통해 쉽게 실력을 테스트 할 수 없기 때문인데요. 여태까지 참가했던 프로젝트에서 본인이 개발한 컨텐츠들을 스크린샷을 찍어서 올려 놓거나 하시길 바랍니다. 프로그래머가 아니시라면 "나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었소" 정도로는 안됩니다. 실제로 본인이 만든 컨텐츠들을 최선의 방법으로 세부적으로 보여주셔야 합니다.

아티스트나 기획자분들에게는 포트폴리오가 취업은 80%를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따라서 게임회사 측에서 포트폴리오를 확인한 뒤에 면접을 보자고 연락이 올 정도면 상당히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따라서 역시 포트폴리오는 웹사이트로 만드는 게 제일 좋겠죠? 다음은 제가 예전에 Blue Castle Games에서 같이 일했었던 한 아티스트의 포트폴리오 웹사이트입니다. 보고 참고하시길...

실무경력을 쌓을 수 없다면 실력은 프로젝트를 통해 키운다.
실무 경력을 쌓을 여건이 안되시는 분들은 맘 맞는 친구분들과 팀을 구성해서 게임을 만드는 것이 실력을 높일 수 있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팀을 짜서 일을 해야 서로 동기부여도 되고, 가끔 만나서 노닥거리며 노는 재미도 있고, 게으름도 덜 피우게 됩니다. 또한, 그 결과물은 본인의 포트폴리오가 되기도 하니 1석 2조이기도 합니다. 플래쉬 게임도 좋고, 페이스북 게임도 좋고, 아이폰 게임도 좋고, UDK를 사용한 프로젝트도 좋고, XNA 게임도 좋습니다. 저는 제 학생들에게 XNA 게임을 만들기를 많이 추천했었는데요. 그러는 것이 좋은 이유중 하나가 XNA로 게임을 만들면 Xbox 360용으로 출시를 할 수 있다는 점이죠. 아직 MS사가 한국에 계시는 분들이 정식으로 Xbox 360용 XNA 게임을 출시할 수 있는 길을 안열어줬지만 그게 나중에 풀린다면 XNA 게임을 만든 뒤에 "난 이 게임을 Xbox 360용으로 출시했소." 라고 말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

어찌 되었든간에 게임을 완성시킬 수 있을 정도의 역량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력서는 언제나 준비해 놓는다.
이력서는 한번 써 놓으면 그냥 구인공고가 나올 때마다 곧바로 보낼 수 있습니다. 경력이 쌓일때마다 조금씩 고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고요. 따라서 이력서는 언제나 준비해 놓으시는게 좋습니다. 북미에서 쓰는 이력서는 한국처럼 정형화된 서식을 따르는 게 아니라 각 개인이 자기의 실력을 갖아 잘 보일 수 있는 방법으로 알아서 씁니다. 분량은 A4 앞 뒤 한 장을 꽉 채울 정도가 좋습니다. 이력서는 본인이 갖춘 자격/자질/요건에 따라 다르게 써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내용을 가장 먼저 쓰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충 다음의 가이드라인을 따르시면 되겠습니다.
  • 회사경력이 많으신 분들은 각 회사에서의 경력과 업무분야, 그리고 참여한 프로젝트 목록을 젤 앞에 둡니다.
  • 회사경력이 없으신 분들은 학력을 젤 앞에 두는게 좋을 겁니다.
  • 포트폴리오 웹사이트가 있으신 분들은 반드시 포트폴리오 웹사이트 주소를 잘 보이는 곳에 적어둡니다. 경력이 없으신분들은 아마 포트폴리오 웹사이트 없이는 취직이 어려울 겁니다. (실력을 어떻게든 보여줘야 하니까요...)
뭐 이렇게 말씀드려도 사실 잘 모르실테니 제 이력서를 예로 보여드리지요. 대충 이렇게 쓰시면 됩니다.

이력서는 가능하면 MS Word 포맷으로 저장해 놓으세요. 보통 PDF나 Word형식을 주로 받습니다. (웹사이트에서 곧바로 지원하는 경우에는 txt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Word에서 곧바로 복사해 넣을 수 있으니 큰 문제는 아닙니다.)

LinkedIn에 가입하고 온라인 이력서를 만들자.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북미 게임회사들은 LinkedIn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채용합니다. LinkedIn의 개념은 싸이월드나 페이스북하고 비슷한데 주 목적이 사교가 아니라 프로페셔널 네트워킹입니다. "이 사람은 내가 신뢰하는 동료요." 라는 개념으로 일촌을 서로 맺는 거지요. 따라서 "내 동료가 신뢰하는 다른 사람이면 믿을만하다." 란 개념으로 LinkedIn에서 사람을 많이 찾습니다. LinkedIn에서 사람을 검색할 때는 3촌까지 검색이 됩니다. 즉 제가 신뢰하는 사람이 신뢰하는 사람이 신뢰하는 사람들까지 검색이 되는거지요. 

여기서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상당히 많은 수의 북미 게임개발자들이 LinkedIn에 가입되어 있어서 3촌정도까지 검색하면 왠만한 개발자들은 다 나온 다는 겁니다. 그렇게 때문에 게임회사의 리쿠르터들도 여기서 엄청나게 사람들을 찾지요. ^^ 리쿠르터들이 먼저 접근해오면 그만큼 취업도 쉬워집니다. 따라서 반드시 LinkedIn에 가입하시고 여기에 온라인 이력서를 만들어 두시길 바랍니다. LinkedIn의 온라인 이력서는 실제 지원할 때 제출하는 이력서보다는 좀 간소합니다. 제 LinkedIn이력서를 참고하세요.

근데 LinkedIn에 가입만 한다고 리쿠르터에게 검색을 받는게 아니죠? 최소한 리쿠르터들하고 2촌관계에 있는 사람들과 연결되어야 검색이 되겠죠. (2촌 + 1촌 = 3촌) 어떻게 할까요? 리쿠르터 1명하고만 1촌관계가 되면 됩니다. 리쿠르터들은 인맥이 넓어야 하므로 아무하고나 1촌을 맺는 경향이 강합니다. 따라서 1명의 리쿠르터하고만 연결되면 그 사람을 통해서 왠만한 리쿠르터하고는 3촌 관계가 될겁니다. 이 외에도 그룹에 가입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LinkedIn에 가보시면 게임 개발자 그룹을 비롯하여 많은 그룹들이 있는데 본인하고 관련이 있는 그룹이라면 가능한 전부 가입을 해두세요. 그룹을 통해서도 서로 검색이 되더라고요. ^^

지원관련
다음은 막상 게임회사에 지원을 할 때 아셔야 할 사항들 입니다.

구인공고 읽는 법 - 요건은 가이드라인일 뿐이다.
구인공고에서 요구하는 사항들을 다 갖추지 않았다고 아예 지원조차 안하시는 분들 봤습니다. 상당히 멍청한 짓입니다 -_-; 본인이 누군가를 채용하는 입장이라고 생각해보세요. 경력 10년인 사람을 구한다고 구인공고를 내놨는데 경력 5년차들만 지원했습니다. 하지만 당장 사람은 필요하고요. 그러면 경력 5년차여도 실력 좀 괜찮은 사람들 안뽑겠습니까? 당연 뽑아야죠. 

본인을 채용하고 안하고는 그 회사에서 결정할 일입니다. 괜히 남의 결정을 자기 맘대로 대신 내려버리고는 시도조차 안하는 것은 참으로 한심한 일입니다. 시도를 안하면 100% 취업이 안되지만 시도를 하면 최소한 취업이 될 확률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력서가 준비되어 있다면 지원하는 건 5분도 안걸립니다. 그 5분이 아까워서 취업될 기회를 내버리시게요?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주어진 시간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시는 것이 취업성공의 지름길입니다. 5분 투자하는거... 제가 보기에는 효율적인데요? 따라서, 구인공고에서 요구하는 요건과 아주 엄청난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무조건 지원하세요. 한 1~2년 차이나는건 그냥 먹어주고 들어갑니다. -_-;

저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추어 봐도 이건 사실입니다. 경력 3년가지고도 경력 5년~7년차 뽑는데 잘만 취직됩디다. -_-;

지원은 기회가 날 때마다 한다.
위와 마찬가지 이야기입니다. 어느 회사에 한번 지원했는데 면접도 안봐줬다고 해보죠. 근데 1달 뒤에 다른 구인공고가 나왔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할까요? 당연 다시 지원해야죠. 대규모 공채가 없는 나라라 언제나 각 구인공고마다 찾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전에 나온 자리에 취업을 못했다고 나중에 나오는 자리에 취업못하는 건 아닙니다. 저희 회사 Relic Entertainment만 해도 현재 프로젝트를 3개 진행중인데 각 프로젝트마다 찾는 사람이 다릅니다. 십지어는 Company of Heroes Online 팀에서는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을 선호하기도 하더군요. (한국에서도 서비스 하니까요.) 하지만 제가 속해있는 Space Marine 프로젝트에는 한국말이 큰 도움이 되진 않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는데 남이 내려야 할 결정을 자기 맘대로 내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저만해도 Blue Castle Games에 취직할 때는 3번 지원해서 마지막에서야 면접 한 번봐서 취직했고, Relic에 지원할때는 3번인가 지원했는데 2번 면접봐서 한번은 떨어졌고 한번은 붙었습니다.

자기소개서(Coverletter)는 필요없다.
가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같이 제출하라고 구인공고에 적어두는 회사들이 있는데 게임업계에서는 별로 신경안씁니다. 지난 5년간 이거 한번도 제출 안했는데 제출하라고 하는 회사도 없었고요. 정 그때가서 제출하라고 하면 그 때 고민하시고, 일단은 그냥 무시하세요.



이정도면 제가 생각할 수 있는 실전 가이드들은 다 쓴거 같네요. 혹시라도 제가 빠트린 내용이 있거나 궁금한점이 있으시다면 답글로 남겨주세요. 아는 한 성실하게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자 그럼, 오늘부터 하셔야 할 일이 뭔지 다 아시죠? 혹시라도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다시 한번 반복.....(아 전 너무 친절해요 -_-)

  1. LinkedIn에 가입하고 온라인 이력서를 올린다. 그룹에도 가입한다.
  2. 이력서를 쓰기 시작한다.
  3. 포트폴리오 웹사이트를 준비한다.


p.s. 글 즐겁게 보셨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겠다 싶으시면 View On(Daum)이나 좀 눌러주세요. ^^
p.s.2. 게임프로그래밍 관련 서적을 써볼 생각이 있냐는 질문을 최근에 받았었는데, HLSL 쉐이더 입문서적 어떨까요? 학교에서 매주 애들 가르치던 내용들을 강좌형태로 저술해도 괜찮을거 같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