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개발자 북미취업 가이드 6편: 실제 취업사례 - 다른 사람들

김포프 2010-08-25
    지난 주에는 제 취업사례 -- 사실 거의 인생담이었지만 -- 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이번 주에는 제가 제3자의 입장에서 목격했던 다른 분들의 취업사례들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조금 더 객관적이 되겠죠? ^^

    한국에서 경력쌓고 캐나다 어학연수 뒤 취업하신 프로그래머 H님
    제가 예전에 Blue Castle Games에서 일할 때 렌더링 프로그래머로 취직해오신 한국분이 계셨습니다. H님이라고... 한동안 바로 옆 책상에서 일하시긴 했지만 딱히 친해질 기회는 없었네요. 워낙 조용하신 분이었고 다른 렌더링 프로그래머랑 잘 어울려 놀지도 않으셔서 저하고 친해질 기회는 없었습니다.

    이분은 연세대 수학과(94학번이신듯)를 졸업하셨고요. 그 뒤에 한국에서 경력을 한 7년정도 쌓으셨죠.  한국에서 마지막에 몸담으셨던 곳은 웹젠인데 '뮤'  개발에 참여하지는 않으셨던 거 같고요. 차기작에서 클라이언트 팀장을 하셨답니다. 그 뒤에 캐나다로 어학연수 한 6개월 오셨다가 어학연수동안에 Blue Castle Games에 원서를 넣으셨다죠. 잘 기억나진 않는데 곧바로 면접을 보지는 못하셨고, 한국에 돌아가신 뒤에야 연락와서 면접받고 취업하신 걸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비자는 Blue Castle Games에서 취업비자 스폰서를 해줬다는군요.

    직급은 시니어 프로그래머 급은 아니였고요, 한 중급(intermediate)정도였던 듯 합니다. 북미 경력으로 치면 한 3~4년 쳐주지 않았나 싶네요. (죄송스런 말씀이지만 한국에서 쌓는 경력은 북미에 비해 좀 실력향상이 더디더라구요.)

    모범적인 케이스죠? 한국의 경력을 기반으로 실력보여주고 면접으로 실력인정받아서 해외취업한 케이스. 심지어는 회사에서 취업비자 스폰서까지 해줬으니까요. 이 분 이제 해외 경력만도 한 4년 넘게 되니까 이민을 하셨거나 준비중이지 않을까 싶네요. ^^

    VFS에서 3D모델링 공부 뒤 취업하신 H님
    어라? 또 H 님이네요. 당연히 다른 분이십니다. 이 분은 제가 예전에 KoolHaus Games에 다닐 때 만났던 분인데요. 사실 한국에서 뭐 하셨던 분인지는 잘 모릅니다. 한국에서 특별한 경력이 없었던 걸로 알고 있고요. 캐나다로 유학와서 Vancouver Film School 하고 Capilano 대학에서 3D 모델링과 애니메이션을 총 2년 공부하신 뒤에 포트폴리오 잘 만들어서 위 게임회사 취직한 케이스입니다. 그리고 한 6개월 뒤엔가 다른 애니메이션 회사로 가신 분입니다. 현재는 Rainmaker라는 꽤 유명한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리드(팀장)을 하신다는군요.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아티스트들은 포트폴리오 하나면 끝입니다. 프로그래머보다 실력을 증명하기가 정말 쉽지요. 이분 포트폴리오는 제가 직접 보지 못했지만 3D모델링 실력은 꽤 괜찮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신기술이었던 ZBrush도 잘 다뤘지요. 아마 그런 부분들이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분에 대해 인상깊었던 점이 두가지 있는데요. 첫번째는 이 분 영어 참 못하셨다는 겁니다. -_-;;;  한 번은 세들어 살던 집주인하고 뭔가 분쟁이 있었던 거 같은데, 정식으로 서류제출한다면서 영어로 편지쓴 것을 회사 사람들에게 한 번 보여줬었죠. 회사사람들 이 편지 읽고나서 대체 뭔소린지 이해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었다는.....-_-;;  이정도로 영어못해도 실력 좋으면 취업된다는 걸 보여주는 좋은 예였죠.

    두번째로 인상 깊었던 점은 이 분 꽤나 캐나다 문화에 잘 적응하셨다는 겁니다. 그 당시 캐나다인 여자친구도 있었어요. 그리고 한국에서 학벌이니 나이에 따라 계층을 두는 거를 참 싫어하셨던 거 같더군요. 한 서너달 같이 일한 뒤에 저한테 한말씀 하시는게 제가 맘에 들었던 점이 다른 한국인하고 다르게 처음보자마자 "한국 이름이 뭐냐?", "나이가 몇살이냐?", "학교 어디나왔냐?" 이런 질문 안했다는 거라더군요. (사실 처음 보자마자 이런 질문 하는거 참 에티켓 없는 짓 같아요.)

    이 분 비자문제는 저 위에서 소개드렸던 프로그래머 H님과는 다르게 취업비자가 아니라 회사보조 BC주 특별이민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6개월만에 캐나다 영주권 따셨을껄요?

    어쨌든 아티스트들은 실력만 있으면 취업은 매우 쉬워집니다. ^^

    고졸로 한국 경력 6년 후에  EA에 취직하신 프로그래머 M님
    이 분은 한국에서 고등학교 졸업하신 뒤 곧바로 현업에서 경력 쌓으신 뒤에 EA에서 지원해서 전화면접만 보고 취업되신 분이십니다. 예전부터 FIFA 축구게임 만드는게 꿈이었다고 하셨는데 현재 FIFA 게임의 게임플레이를 담당하고 있다고 들었지요. ^^ 자신만의 운영체제를 만들어보려고 이리저리 쑤셔도 보신 분이시고, 한국에서 게임개발 관련 서적도 한 권 다른분들과 공동집필하셨더라고요.

    제가 같이 일해본 경험은 없어서 실력이 어느정도신지는 모르겠지만 실력은 둘째하고서라도 운영체제 만들려고 시도해보고, 책도 저술하실 정도면 얼마나 열심히 사신 분인지 딱 보이시죠? 저한테 한번 자신은 고졸인게 컴플렉스라고 말씀하신 기억이 있는데 그런거 상관없이 실력만으로 취직이 된다는 거 보여주시는 참 좋은 예입니다. ^^

    예전에 영어를 너무나 못하셔서 호텔에서 체크아웃할 때 엄청 고생하셨다고 소개드린 분이 계셨죠? 바로 이분입니다. 그래도 실력 인정받아서 취업하셨고, 처음 봉급도 한 7~8만불 받으셨으니까 한 경력 4년정도는 인정받으신듯. ^^

    <Y님 이야긴 본인 요청에 따라 삭제했습니다. 그 대신 제 책을 보고 힘을 얻으셔서(?) 해외취직 성공하신 분들의 사례를 책에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위의 사례들을 보면 아시겠지만 한국에서 경력이 있으신 분들이 그나마 쉽게 취업을 합니다. 따라서 제가 추천해드리는 방법도 한국에서 경력을 쌓으신 뒤, 북미쪽으로 취업하시라는 것이지요. 물론 경력없이도 실력이 매우 뛰어나신 분들은 무경력으로도 잘 취직할 수 있으실 겁니다. 하지만 보통 자기가 잘났다고 하시는 분들 중에 한 10프로 정도만이 정말 잘나셨더군요.  (90프로는 그냥 현실감각 없으신 분들이에요 -_-;;;) 본인이 그런 케이스가 아닌지 한 번 잘 생각해보시고 가능하면 장기적으로 길게 보시고 차근차근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p.s. 위에 다른 한국분들의 사례를 들면서 생각해보니 사실 저 분들중에 연락하고 지내시는 분이 하나도 없네요. 원래부터 인간 사귀는 폭도 그리 넓지 않고, 정말 친해지고 잘 맞으면 아주 친한 친구가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대충 어울리지를 못하는 성격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위에서 소개드렸던 아티스트 H님의 말처럼 나이나 출신 따지는 분들과 잘 어울리지 못해요.  ^^ (한국 분들 좀 그렇더라고요. 서로 한국출신이니 반드시 친구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  저는 그냥 인종/국적 상관없이 서로 잘 맞는 사람하고만 친구먹는 성격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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